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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산 4년 차 겨울이었다.
결승일 아침, 유설화가 흰 경계선 가운데에 섰다.
"결승 참가자, 앞으로."
"임도혁."
"예."
"진소운."
"네."
"항복, 본인 장외, 목검 장외 무장 해제는 즉시 패배다. 둘 다 들었나?"
"들었습니다."
"들었어요."
결승일 아침, 반쪽 매화패가 돌판 위에 떨어졌다.
소리는 작았다.
하지만 매화비무대 전체가 그 소리를 들은 것처럼 조용해졌다.
소운은 손을 뻗지 않았다.
맞은편 임도혁의 긴 목검이 바로 들어왔다.
"진소운."
도혁은 검을 거두지 않은 채 말했다.
"승인은 너를 무대에 세웠다. 결승은 네 검이 치러야 한다."
"알아요. 그래서 안 주울 거예요."
"줍지 않아?"
소운은 낮게 숨을 들이켰다.
"나중에요."
"네 물건이잖아."
"지금은 제 검이 먼저예요."
관중석 어딘가에서 낮은 웃음이 났다.

천결이었다.
그는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지 않고 난간 그림자에 서 있었다.
손에는 나머지 반쪽처럼 보이는 패가 있었다.
"아이야."
천결이 말했다.
"떨어진 이름을 밟고도 이길 수 있겠느냐?"
백무한이 한 걸음 움직였다.
소운은 뒤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뒤에 서 계세요."
백무한은 멈췄다.
"그래."
그 한 글자는 어젯밤보다 낮았지만, 도망치지 않았다.
권태상은 높은 심판석에서 손을 들었다.
"결승은 계속한다."
유설화의 눈이 관중석을 훑었다.
"외부 소란은 판정에 개입하지 않는다."
마연은 난간을 잡았다.
"진소운."
소운은 여전히 앞을 보았다.
"네."
"오래 서."
"네."
남궁린의 목소리도 들렸다.
"네 이야기를 남의 손에 넘기지 마."
"안 넘겨요."

임도혁이 다시 들어왔다.
그는 소운보다 키가 컸고, 검도 더 길게 썼다. ep-003 윗줄에서 처음 보았던 넓은 발 간격은 네 해 동안 더 단단해졌고, ep-010 첫 준결승을 끝낸 무게가 돌판을 둔하게 울렸다.
소운의 호흡은 짧았다.
하나.
패가 발 옆에 있었다.
둘.
백무한의 말하지 않은 이름이 마음을 당겼다.
셋.
전력은 한 번뿐이었다.
도혁의 검끝이 소운의 목검을 밀었다.
낡은 손잡이가 손바닥을 파고들었다.
"흔들리네."
도혁이 말했다.
"네."
"인정이 빠르군."
"숨기면 더 흔들려요."
소운은 물러났다.
돌아올 발을 남겼다.
도혁은 그 발을 노렸다.
예선의 곽준보다 정확했고, 마연보다 무거웠다.
소운의 발목이 뜨거워졌다.
패는 계속 돌판 위에 있었다.
검은 매화잎 조각 하나가 바람에 굴러와 패 옆에 닿았다.
천결의 웃음이 다시 들렸다.
"진짜 이름은 거기 있다."
소운의 손이 아주 조금 내려갔다.
그 순간 도혁이 찔렀다.
도원이 외쳤다.
"소운아!"

소운은 손을 멈췄다.
패를 향하던 손이 아니라, 흔들리는 마음을 멈췄다.
"아직 아니에요."
도혁의 검끝이 다가왔다.
소운은 목검을 낮췄다.
떨어진 꽃잎은 위로 튀지 않는다.
낮게.
늦게.
그리고 멈추게.
숨을 하나로 모았다.
전력 한 번.
몸 안쪽이 텅 비는 느낌이 들었다.
목 안의 쇠맛도 사라졌다.
아무 맛도 없었다.
소운의 발이 뒤로 빠졌다가 돌아왔다.
매화보가 돌판 위에 짧은 선을 그렸다.
낙매검의 낮은 검끝이 그 선을 따라갔다.

도혁의 목검은 소운의 어깨를 향하고 있었다.
소운의 검은 도혁의 손목을 치지 않았다.
급소도 노리지 않았다.
그녀는 도혁의 긴 검에서 손잡이보다 한 뼘 앞, 무게가 가장 늦게 따라오는 곳을 받쳤다.
그리고 멈췄다.
딱.
짧은 소리와 함께 도혁의 검이 허공에서 한 박자 멈췄다.
소운의 낡은 목검에는 금이 갔다.
그러나 부러지지 않았다.
도혁은 힘을 더 주려 했다.
소운은 그 힘과 맞서 더 밀지 않았다.
네 해째 첫눈의 연결 훈련에서 말했던 대로, 소운은 밀지 않고 멈출 곳을 찾았다. 손목을 반 바퀴 틀고 반 발 옆으로 빠지자 도혁이 실은 무게가 갈 곳을 잃고 자기 검끝으로 쏠렸다.
두 목검의 손잡이가 엇갈렸다.
딱.
도혁의 손이 충격에 열렸다. 긴 목검은 돌판을 미끄러져 흰 경계선을 넘어갔다.
그러나 도혁의 손목에는 검끝 하나 닿지 않았다.
경계 밖의 목검이 멈추자 관중석이 조용해졌다.

권태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혁은 경계 밖의 자기 검과 소운의 검을 번갈아 보았다.
금 간 목검.
떨리는 손.
그래도 물러나지 않는 발.
유설화의 손이 올라갔다.
"임도혁의 무기 장외. 규정에 따라 무장 해제승, 승자 진소운."
소리가 바로 터지지 않았다.
소운은 숨을 내쉬었다.
도혁이 고개를 숙였다.
"좋은 검이었다."
소운은 놀라서 눈을 들었다.
"제 검이요?"
"멈춘 검. 내 무게만 끝까지 보낸 검."
도혁은 금 간 목검을 보았다.
"끝까지 밀지 않은 검."

"그게 이긴 검이에요?"
"오늘은 그랬다."
그제야 관중석이 뒤늦게 흔들렸다.
도원이 먼저 박수를 쳤다.
이번에는 숨기지 않았다.
곽준도 손을 들었다.
한 번.
작게.
그래도 들렸다.
마연은 웃지 않았다.
대신 두 손으로 박수를 쳤다.
남궁린은 고개를 숙였다.
백무한은 움직이지 않았다.
소운이 돌아볼 때까지 기다렸다.
소운은 먼저 떨어진 패를 주웠다.
먼지를 털었다.
그다음 검은 매화잎 조각을 집었다.

천결은 이미 그림자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도망가요?"
소운이 물었다.
천결이 멈췄다.
"오늘은 네가 이겼다."
"그럼 다음에도 물어볼게요."
"무엇을?"
"진짜 이름이요."
천결은 대답하지 않았다.
권태상의 목소리가 매화비무대 위로 내려왔다.
"진소운."
소운은 심판석을 향해 섰다.
"네."
"백매비무 결승의 승자로 인정한다."
소운의 손이 떨렸다.
"이의 있는가?"
권태상의 질문이 관중석을 눌렀다.

아무도 바로 말하지 않았다.
곽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
"없습니다."
마연도 말했다.
"없습니다."
남궁린이 고개를 숙였다.
"외부 증인으로도 없습니다."
권태상은 계속 말했다.
"그리고 오늘부터 화산파 정식 외문 제자로 인정한다."
외문 제자석이 술렁였다.
소운은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제가요?"
"네가."
권태상의 대답은 짧았다.
"패 때문이 아닙니까?"
"오늘 판정은 검과 규칙 때문이다."
"그럼 제가 한 거네요."

"그렇다."
말이 바로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권태상은 백무한을 보았다.
"결승 뒤 장문전에서 매화호명패 기록을 연다."
백무한은 고개를 숙였다.
"따르겠습니다."
소운은 그 말을 들었다.
기록.
이름.
부모.
흑매회.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 많았다.
그래도 하나는 끝났다.
산문 밖에서 울던 아이는 이제 매화비무대 위에 서 있었다.
소운은 백무한을 돌아보았다.

"장로님."
"그래."
"아직 용서한 거 아니에요."
"안다."
"그래도 같이 가요."
백무한의 눈이 붉어졌다.
"그래."
마연이 아래에서 외쳤다.
"다음엔 나랑 다시 해."
소운은 금 간 목검을 들었다.
"목검 고치고요."
"그 전에도 돼."
"그럼 제가 져요."
"그래서 하자는 거야."
소운은 웃었다.
이번 웃음은 숨기는 웃음이 아니었다.
숨이 다 빠진 뒤에도 남는 웃음이었다.

도원이 기록지를 흔들었다.
"뭐라고 적을까?"
소운은 잠깐 생각했다.
패의 이름도, 흑매회의 흔적도, 백무한의 빚도 모두 적어야 했다.
하지만 첫 줄은 정해져 있었다.
"진소운."
소운이 말했다.
"백매비무 우승."
도원은 크게 적었다.
권태상의 인정이 끝나자 마른 매화잎 하나가 돌판 위로 떨어졌다.
소운은 그것을 밟지 않았다.
주워서 금 간 목검 손잡이 사이에 끼웠다.
떨어진 꽃잎은 다시 나무로 돌아갈 수 없었다.
그래도 검과 함께 갈 수는 있었다.
소운은 패를 품에 넣고, 목검을 들고, 화산의 안쪽 계단을 바라보았다.
이번에는 누가 끌고 들어가는 길이 아니었다.
자기 발로 올라갈 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