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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산 2년 차 초여름이었다. 여덟 살이 된 소운은 작년 첫봄의 붕대를 이미 오래전에 풀었다. 손바닥에는 새 굳은살이 겹쳤고 발목 저림도 겨울 전에 사라졌다.
그 사이 유설화는 소운에게 낙매검의 낮은 선을 수백 번 반복시킨 뒤에야 약속한 첫 공식 비무를 열었다. 오늘의 통증은 지난 상처가 이어진 것이 아니라, 마연의 첫 타격이 새로 남긴 것이었다.
마연의 목검은 빨랐다.
소운이 숨을 하나, 둘, 하고 세는 사이에 이미 어깨 앞에 와 있었다. 둔한 충격이 뼈보다 먼저 마음을 때렸다.
"멈춤."
유설화가 손을 들었다.
"첫 점, 마연."
소운은 뒤로 물러났다. 어깨가 뜨거웠다.
"괜찮..."
서미진의 얼굴이 떠올라서, 소운은 말을 바꿨다.
"아파요."
마연이 눈썹을 올렸다.
"그래도 계속해?"
"아픈 거랑 놓는 건 다른 거라고 배웠어요."
마연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목검을 다시 세웠다. 손목끈 하나 흐트러지지 않은 자세였다.

비무장 가장자리에는 외문 후보들이 모여 있었다. 곽준도 있었다. 그는 소운이 넘어지기를 기다리는 얼굴이었다. 도원은 반대로, 소운이 넘어지면 어디가 먼저 닿을지 걱정하는 얼굴이었다.
임도혁은 정식 외문 제자 줄 맨 앞에서 긴 목검을 세워 두고 지켜봤다. 첫해 기초 시험의 윗줄 수석이던 그는 소운이 아프다고 말하자 비웃지 않고, 발뒤꿈치가 다시 선 자리를 확인했다.
서미진은 의방 쪽 문 아래에 서 있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소운은 그 침묵을 알아들었다.
아프면 말하기.
숨이 끊기면 멈추기.
이기려고 몸을 버리지 않기.
소운은 고개를 아주 작게 끄덕였다.
마연은 그 움직임까지 보았다.
"누구한테 인사해?"
"제 몸한테요."
"몸이 대답해?"
"아프다고요."
마연은 잠깐 웃을 뻔한 얼굴을 했다.
"그럼 잘 듣고 싸워."

백무한은 멀리 서 있었다.
"세 번째 발을 보아라."
그가 낮게 말했다.
소운은 고개를 들었다.
"세 번째요?"
"마연은 첫 발로 속이고, 두 번째 발로 네 눈을 끌고, 세 번째 발로 이긴다."
마연의 눈이 잠깐 백무한 쪽으로 갔다.

비무가 다시 시작됐다.
첫 발.
소운은 속았다.
두 번째 발.
눈이 끌렸다.

세 번째 발.
소운은 뒤로 물러났다. 물동이 때 배운 박자가 발목을 붙잡았다. 검끝은 금지 서고 문양처럼 낮게 떨어졌다.
딱.
마연의 공격이 완전히 들어오지는 못했다. 그러나 막은 것도 아니었다. 소운의 목검 손잡이 가죽이 벗겨지고, 손바닥 상처가 다시 열렸다.
"멈춤."
유설화가 말했다.
"방어 인정. 그러나 균형 불완전."
소운은 그 말을 마음속에 반복했다.
인정.
불완전.
두 단어가 같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이상했다.
완전히 잘해야만 인정받는 줄 알았다.

그런데 유설화의 기록지에는 덜 된 방어도 방어로 남았다.
마연이 가까이 왔다.
"너, 왜 웃어?"
소운은 숨을 고르며 대답했다.
"방금은 조금 덜 맞았거든요."
"졌는데?"
"네."
"그런데 기뻐?"
"지는 중에 배운 건 처음이라서요."
마연은 한순간 말이 없었다.
"너는 이상해."
"많이 들어요."

"칭찬 아니야."
"그럼 기록만 할게요."
"기록도 하지 마."
"이미 했어요."
마연은 소운의 흙 묻은 소매를 보았다.
"뭘."
"마연은 빨라요."
"그건 다 알아."
"근데 세 번째 발 전에 숨이 조금 바뀌어요."
마연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누가 알려 줬어?"
소운은 멀리 선 백무한을 보려다 멈췄다.

"아직 잘 몰라요."
세 번째 교환에서 소운은 넘어졌다. 흙먼지가 입안으로 들어왔다. 목검은 손에서 빠지지 않았지만, 검끝은 땅을 긁었다.
유설화의 손이 올라갔다.
"승, 마연."
곽준이 웃었다.
"역시 아래 줄."
도원이 바로 말했다.
"검 안 놓쳤어요."
"그게 승리냐?"
"아니요."
소운이 흙을 털며 일어났다.
"근데 다음에 쓸 수 있어요."

마연은 목검을 내렸다.
"다음엔 먼저 물러나지 마."
"그럼 맞는데요."
"맞아도 네 발로 서."
그 말은 조롱이 아니었다. 그래서 더 무거웠다.
소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엔 조금 덜 도망갈게요."
비무가 끝난 뒤 백무한이 소운에게 다가왔다. 그는 다친 어깨를 보더니 손을 멈췄다. 서미진에게 먼저 보내야 한다는 것을 아는 손이었다.
"세 번째 발,"
소운이 물었다.

"장로님은 어떻게 아셨어요?"
백무한의 손가락이 접혔다.
처음 패를 봤던 날처럼.
"오래 보면 안다."
"제 패도 오래 보셨어요?"
백무한은 대답하지 않았다.
침묵은 짧았다.
하지만 소운에게는 첫 비무보다 길었다.
어깨는 뛰듯이 아팠고, 손바닥은 다시 젖었고, 목검 손잡이 가죽은 한 줄 더 벗겨져 있었다.
그래도 소운은 질문을 거두지 않았다.
"장로님."

백무한의 눈이 소운에게 내려왔다.
"저 오늘 졌죠."
"그래."
"그런데 질문은 안 졌어요."
백무한은 눈을 감았다.
"그래서 더 조심해야 한다."
"조심하면 대답해요?"
그는 이번에도 바로 답하지 않았다.
소운은 흙 묻은 목검을 품에 안았다. 첫 공식 비무는 졌다. 그런데 진짜 아픈 곳은 어깨가 아니라, 대답이 비어 있는 자리였다.
도원이 달려와 소운의 팔 아래를 받쳤다.

"의방 가자."
"응."
"기록해 둘까?"
소운은 마연과 백무한을 번갈아 보았다.
"세 번째 발."
도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또?"
"대답 없는 자리."
도원은 잠깐 멈췄다가 적었다.
소운은 그 글자를 보며 걸었다.
졌다는 말보다, 다음에 다시 물어볼 말이 먼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