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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산 첫겨울 끝자락이었다.
기초 시험 뒤 두 달이 지나 물동이의 터진 물집은 연한 흉터가 되었고 발목 저림도 사라졌다. 그 사이 소운은 새벽마다 외문 호흡 수업을 따라갔다. 오늘 손바닥에 벌어진 것은 예전 상처가 아니라, 새 굳은살 위로 청향기공을 무리해 반복한 흔적이었다.
일곱 살 소운의 소매는 입산 날보다 손가락 두 마디 짧아져 있었다.
"괜찮아요."
소운은 첫 번째로 말했다.
"괜찮아요."
두 번째 말은 의방 문턱 앞에서 나왔다.
"괜찮..."
세 번째 말은 끝까지 가지 못했다. 소운은 문턱을 잡고 앉았다. 목 안쪽에서 쇠를 핥은 듯한 맛이 올라왔다.

흰 소매가 눈앞에 내려왔다.
"괜찮다는 말 금지."
서미진은 소운의 손목을 잡았다. 손끝은 차가웠지만 잡는 힘은 정확했다.
"저 진짜 괜찮..."
"금지라고 했다."
소운은 입을 다물었다.
서미진은 젊은 의원이었다. 머리는 단단히 묶었고, 허리에는 붓과 작은 약통이 같은 줄에 매달려 있었다. 그녀는 소운의 웃음보다 터진 물집을 먼저 보고, 물집보다 맥을 먼저 보았다.
"손 펴."
소운은 손을 폈다.
터진 물집 가장자리에 붕대가 붙었다가 떨어졌다.
"아."

"아프다는 말은 허락."
"아파요."
"좋아."
서미진은 붓끝으로 기록지에 짧게 적었다.
"좋은 거예요?"
"거짓말보다 훨씬."
"시험 통과했다며."
"네."
"그래서 몸한테 허락도 안 받고 기뻤어?"
소운은 대답을 못 했다.
"몸도 같이 통과해야 다음 시험을 간다."

의방 안에는 말린 매화잎과 쓴 약탕 냄새가 섞여 있었다. 창가에는 작은 화로가 있었고, 그 위에서 물이 낮게 끓었다.
서미진은 말린 매화잎 한 조각을 소운 앞에 놓았다.
"청향기공 입문은 향을 따라 숨을 길게 잇는 것부터다. 하지만 네 맥은 너무 빨리 뛴다."
"빨리 뛰면 빨리 배워요?"
"빨리 넘어질 수도 있지."
소운은 웃으려다가 멈췄다.
"그럼 천천히 넘어질게요."
"넘어지지 말고 말해."

서미진은 붓을 들었다.
"어지러우면 어지럽다. 아프면 아프다. 무섭다면 무섭다. 그게 수련 기록이다."
소운은 기록이라는 말을 오래 보았다.
기록은 잘한 일만 적는 것인 줄 알았다.
그런데 서미진의 종이에는 손바닥 물집, 발목 저림, 목 안 쇠맛처럼 창피한 말들이 줄줄이 올라갔다.
"이런 것도 남겨요?"
"남겨야 다음에 덜 다친다."
"그럼 못한 것도 쓸모 있어요?"

"제대로 쓰면."
소운은 그 말이 마음에 걸렸다.
못한 일을 지우지 않아도 되는 규칙은 처음이었다.
소운은 매화잎 냄새를 따라 숨을 들이마셨다.
하나.
냄새가 코끝에 걸렸다.
둘.
가슴이 조금 열렸다.

셋.
숨이 길어지는 순간, 목 안쪽에 쇠맛이 퍼졌다. 방바닥이 아주 천천히 오른쪽으로 기울었다.
"어지러워요."
소운은 서둘러 말했다.
"목에서 쇠 맛이 나요."
서미진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
"잘했다."
"잘한 거예요?"

"숨을 참지 않았고, 거짓말도 안 했다."
"그럼 기공은요?"
"오늘은 여기까지."
소운은 매화잎을 보았다.
"너무 조금인데요."
"조금이라서 산 거다."
소운은 매화잎을 손끝으로 밀어 보았다.
잎은 가볍게 움직였다.

자기 몸도 저렇게 가볍게 숨을 따라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몸은 젖은 솜처럼 무거웠다.
"저, 오늘 더 하면 안 돼요?"
"안 된다."
"조금만요."
"조금이 쌓여서 쓰러진다."
"그럼 내일은요?"
"오늘 기록을 보고 정한다."
소운은 기록지가 갑자기 선생님처럼 느껴졌다.

문밖에서 도원이 고개를 내밀었다.
"들어가도 돼요?"
"소리 작게."
서미진이 말했다.
도원은 바로 속삭였다.
"소운아, 오후 검 수련 순서 내가 적어 둘게."
"나 빠지면 뒤처지잖아."
"적어 두면 따라갈 수 있어."
"그래도..."
도원은 소운의 붕대 감긴 손을 보았다.
"손이 빠지면 못 따라가."
그 말에 소운은 반박하지 못했다.

서미진은 기록지에 점 하나를 더 찍었다.
"오후 검 수련 제한. 대신 장문전 기록 심부름."
"기록이요?"
"손으로 검 못 잡을 때는 눈으로 규칙을 배워."
소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쉬라는 말이 벌처럼 아팠지만, 도원의 작은 글씨와 서미진의 붓끝을 보니 아주 버려진 느낌은 아니었다.
"그럼,"
소운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괜찮다는 말은 언제 해도 돼요?"
서미진은 약탕을 저었다.
"진짜로 괜찮을 때."
"그건 어떻게 알아요?"
"몸이 먼저 말하고, 네가 나중에 따라 말하면."

소운은 붕대 감긴 손을 들어 보았다.
"그럼 오늘은 안 괜찮아요."
서미진은 처음으로 작게 웃었다.
"그래서 오늘은 제대로 배웠다."
문밖 복도 끝에서 백무한의 그림자가 잠깐 멈췄다가 사라졌다. 소운은 보지 못했다. 그녀는 말린 매화잎 냄새를 다시 맡으며, 아주 짧은 숨을 천천히 셋으로 나누고 있었다.
하나.
아프다.
둘.
숨이 짧다.
셋.
그래도 말할 수 있다.
소운은 그 세 줄을 마음속에 적었다. 오늘 배운 청향기공은 아주 작았지만, 숨을 숨기지 않는 법은 작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