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2년 무렵 초여름 넷째 날 저녁, 첫 배의 여덟 번째 숨은 노를 젓는 사람에게서 나오지 않았다.
추적 가루를 묻힌 빈 배는 이미 반 시진 앞서 하류 굽이를 돌았다.
그쪽을 따라가던 횃불 둘은 어느 순간 꺼졌다.
주혜는 미끼가 공격받았다고 생각했으나, 증인을 태운 배의 다리 밑에도 사람이 남아 있었다.
"빈 배를 보낸 걸 알았어요."
주혜가 둑에서 말했다.
정산은 고개를 저었다.
"모두 안 것이 아니오. 두 무리가거나, 한 무리가 길을 나눠 본 거요."
그는 누구인지 맞히려 하지 않고 배 주위만 보았다.
뱃머리에는 앞 물꾼의 노, 뒤에는 줄 없는 빈 나룻배, 아래에는 물결을 거슬러 팽팽해지는 밧줄.
눈앞의 위협은 그 셋뿐이었다.
기침 하나가 다리 밑에서 울렸다.
앞 물꾼이 노를 세웠고 빈 나룻배가 뒤에서 물길을 막았다.
수면 아래 밧줄은 배 밑을 향해 팽팽해졌다.
정산은 세 자리를 알아보았다.
공격은 앞의 노, 퇴로는 뒤의 빈 배, 회수는 물속 밧줄이었다.
첫 자리가 먼저 움직였다.
앞 물꾼이 노를 물에서 빼지 않은 채 손잡이를 뒤로 밀었다.
노 끝은 물살을 젓는 대신 증인이 숨은 선창 덮개를 눌렀다.
물꾼의 오른발은 배 바닥 못 하나를 밟고 있었고 뒤꿈치에는 붉은 봉랍 가루가 묻었다.
"뱃머리."
정산이 자리만 불렀다.
한세정의 군졸은 사람 이름 대신 뱃머리라고 호흡표에 적었다.
뒤의 빈 배에서는 사공이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도 없는 줄 알았던 닥자리 아래에서 팔 하나가 나와 갈고리를 실제 배의 난간에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