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 온 이름의 상여집
6

두 빛의 먹

명 성화 12년 초겨울, 하루 뒤 다섯째 날 오전부터 여섯째 날 새벽까지였다.

소만의 왼 허리는 평지 보행이 가능하지만 무거운 장부를 들거나 몸을 틀 때 통증이 남았다.

남경 하가 창고에서 장부 일부를 밤마다 소각하기 시작했다.

방유직은 현의 압수 봉문을 귀로당 장부방 문턱에 펼쳤다.

봉문에는 원장과 별지 전부라고 적혀 있었다.

대문 밖에는 이미 수레 둘이 와 있었다.

멍에와 바퀴통에 하가 창고의 붉은 방청 흙이 말라붙었다.

현 아역 둘 뒤로 창고 인부 넷이 빈 궤와 쇠사슬을 내렸다.

"관아 물건을 왜 하가 수레가 나릅니까?"

소만이 묻자 아역 우두머리가 봉문 아래를 가리켰다.

"현 수레가 모자라 운송을 빌렸소. 봉문이 있으면 됐지 않소?"

유직은 마지막 인계칸에 손가락을 댔다.

내주는 사람과 받아 가는 사람 사이가 비어 있었다.

"접수인이 없습니다. 이대로 실으면 관아 압수가 아니라 이름 없는 반출입니다."

하가 인부 하나가 쇠사슬을 장부방 기둥에 걸었다.

"이름은 현에 가서 쓰면 됩니다. 정오 전에 전부 싣는 명입니다."

"정오까지 분류하라는 명이지, 빈칸으로 넘기라는 명은 아닙니다. 사슬을 푸십시오."

인부는 풀지 않았다.

대신 사슬 끝을 원장 궤 손잡이에 걸어 두었다.

아직 당기지는 않았다.

봉문의 시각이 닫히는 순간 힘으로 가져가겠다는 뜻이었다.

"오늘 정오 전에 원장을 봉해야 합니다. 남경 원본이 타면 이것만이 대조본으로 남습니다."

소만은 문턱을 비키지 않았다.

"전부 가져가면 오래된 이름도 관아 명단이 됩니다. 두 가족에게 풀어 준 포승을 다른 집에 채우게 됩니다."

"숨기면 최근 거래도 함께 사라집니다."

"숨기겠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누구 이름을 왜 가져가는지 나누라고 했습니다."

유직은 전부라는 글자를 다시 보았다.

원본 한 권을 한 봉인 아래 두면 변경 여부를 추적하기 쉬웠다.

그 쉬움이 장부 안 사람에게도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었다.

"최근 범죄를 입증하는 데 어떤 이름이 필요합니까?"

"수금자와 강제로 이름을 받은 자는 필요합니다. 구제받고 숨어 산 사람 전부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 둘을 열기 전에 가를 수 있습니까?"

"먹 하나로는 못 가릅니다. 서명과 대가도 봐야 합니다."

유직은 압수 봉문 옆에 빈 종이를 놓았다.

"두 번째 지연 의견을 쓰면 제 문책은 교체 건의가 됩니다."

"최근 쪽까지 막으면 제 책임은 압수 방해가 됩니다."

두 사람은 상대의 비용을 깎아 주지 않았다.

그래서 거래가 아니라 공동 판단이 될 수 있었다.

목찰의 오래된 먹 칸과 최근 먹 칸을 따라 원장을 펼쳤다.

정묵은 이름을 읽지 않고 먹빛만 보았다.

"이쪽 먹은 오래 말라 갈색이고, 저쪽은 아직 푸른빛이 남았어요. 누가 썼는지는 몰라요."

"색만 보고 시기를 확정하지 마십시오. 같은 먹도 보관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래서 냄새는 숙란 할머니가 보고, 날짜는 부추관 나리가 봐요."

숙란이 오래된 페이지의 실 이음을 만졌다.

"오래된 쪽은 먹보다 풀 냄새가 먼저 죽었다. 최근 쪽은 먹의 쇳내가 풀 위에 남아 있다."

유직은 각 묶음의 날짜와 서명을 별도 칸에 썼다.

오래된 페이지에는 두 집의 손도장이 짝으로 있었고 대가 칸은 비었다.

관재와 길 품삯은 나중에 갚는 빚이 아니라 그때 가진 사람이 보탠 물건으로 적혀 있었다.

최근 페이지에는 일정한 은전 수가 반복됐다.

돈이 없으면 빚 획이 붙었고 인계자 이름 옆에는 같은 수금 서명이 돌아왔다.

자발 거래처럼 보이는 줄에도 가족 보증 대신 빚 독촉 시각이 있었다.

"오래된 쪽에도 다른 이름이 있습니다. 그러면 위조 아닙니까?"

아역이 물었다.

"과거 이름 차용 책임은 남습니다. 그러나 지금 분류하는 것은 대가와 강제의 계통입니다."

소만이 노인의 딸과 젊은 아내를 불렀다.

두 사람의 이름이 있는 페이지는 서로 달랐다.

소만은 먼저 자기 가족 페이지를 폈다.

"제 이름이 있는 쪽은 구조만 공개하겠습니다. 다른 사람 이름까지 제가 허락하지 않겠습니다."

노인의 딸은 자기 아버지 페이지의 날짜·무상 인계·손도장 수를 공개하는 데 동의했지만 옆집 이름은 가렸다.

젊은 아내는 남편 페이지의 고정 대가·빚 획·수금 서명을 공개했다.

두 사람 모두 다른 이름의 공개를 대신 결정하지 않았다.

유직은 이름 없는 추출본의 열을 정했다.

"추출본에는 이름을 쓰지 않습니다. 쪽 번호, 먹 시기, 서명 수, 대가와 빚의 유무만 씁니다."

"수금 서명 획도 넣으세요. 사람 이름 말고 모양만."

"남경 원본과 맞출 때만 쓰겠습니다."

세 축이 맞는 줄만 묶자 경계가 보였다.

오래된 갈색 먹, 서로 다른 보증 손, 대가 없음.

최근 푸른 먹, 되풀이되는 수금 손, 고정 대가와 빚.

사람을 살린 옛 장부와 이름을 판 최근 장부는 같은 의총회 이름 아래 있었지만 같은 문서 계통이 아니었다.

이제 문제는 누가 무엇을 들고 나갈지였다.

아역은 최근 묶음뿐 아니라 원장 몸체도 관아에 두어야 한다고 고집했다.

"원장 이음이 없으면 절취 순서를 누가 믿습니까?"

"절취 전에 모든 쪽 번호와 실구멍을 그립니다. 세 묶음에 같은 번호표를 찢어 붙이면 어느 쪽이 바뀌었는지 서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만이 봉랍 세 덩이를 놓았다.

관아의 붉은 봉랍, 귀로당의 검은 옻랍, 두 가족 대표가 고른 흰 밀랍이었다.

"최근 묶음은 관아가 가져가세요. 오래된 묶음은 두 가족 대표가 고른 향약 창고에 둡니다. 추출본은 양쪽 봉랍을 같이 씁니다."

유직은 잠시 계산했다.

분산된 원본은 한 손으로 바꾸기 어려웠다.

한 묶음이 사라져도 다른 두 번호표가 손실을 증명했다.

"최근 수금 서명의 주인이 누군지는 남경 원본 전에는 모릅니다."

"그렇다면 이름부터 쓰지 마십시오."

"전부 압수하지 않겠습니다. 세 봉함에 제 이름을 함께 쓰겠습니다."

대문 밖 수레꾼이 정오 종보다 먼저 사슬을 당겼다.

원장 궤가 문턱을 치며 앞으로 반 자 미끄러졌다.

쿵.

아직 마르지 않은 흰 밀랍 한쪽이 바닥에 닿을 뻔했다.

소만은 궤를 받으려 몸을 틀다가 왼 허리가 굳어 무릎을 짚었다.

"누이, 어디를 막아?"

백로가 물었다.

예전 같으면 소만이 사람과 문을 한꺼번에 불렀을 것이다.

'내가 다 들면 또 모두를 묶게 돼.'

"네가 말해."

"난 사슬을 놓게 한다. 원장 궤는 안 들어."

노인의 딸이 오래된 묶음 앞에 섰다.

"나는 이 궤를 받겠습니다. 향약 창고까지 내 손도장을 떼지 않겠습니다."

젊은 아내는 최근 묶음을 들려는 아역 쪽으로 갔다.

"저는 저쪽 번호표를 봅니다. 제 남편 줄이 없어져도 다른 두 조각으로 알 수 있게요."

정묵이 이름 없는 추출본을 품지 않고 양손 위에 올렸다.

"이건 제가 받아요. 이름이 생기면 바로 내려놓을게요."

숙란은 세 봉랍이 놓인 건조판을 지팡이와 몸 사이에 끼웠다.

"나는 마를 때까지만 받는다. 마르면 놓는다."

소만은 마지막으로 대답했다.

"나는 어느 궤도 들지 않는다. 문턱만 지킨다."

백로가 사슬을 향해 낮게 들어갔다.

하가 인부가 갈고리 봉을 휘둘렀으나 백로는 봉끝을 쫓지 않고 사슬이 감긴 손목을 관못 망치 자루로 걸었다.

묵정금나수의 거리는 한 팔보다 짧았다.

손목이 기둥에 붙는 순간 인부가 사슬을 놓았다.

"놓는다!"

백로가 외쳤다.

"받는다."

노인의 딸과 아역 하나가 원장 궤 손잡이를 함께 잡았다.

서로 신분도 목적도 달랐지만 하중이 어느 손으로 갔는지는 둘 다 알았다.

두 번째 인부가 젊은 아내의 번호표를 잡으려 했다.

소만은 문턱을 넘지 않고 칼집을 가로 세웠다.

인부의 손등이 칼집에 닿자 그가 멈췄다.

소만의 허리는 움직이지 않았고 길만 막혔다.

"관아가 받을 최근 묶음입니다. 하가 손이 먼저 닿으면 접수하지 못합니다."

유직이 빈 인계칸에 아역의 이름과 시각을 썼다.

그제야 최근 묶음이 현 수레로 옮겨졌다.

하가 수레는 원장도 별지도 싣지 못했다.

아역 우두머리가 물었다.

"실명 묶음을 민간 창고에 두는 걸 누가 책임집니까?"

"선택한 두 가족 대표와 정 당주가 봉인을 책임집니다. 저는 구조 추출본과 최근 묶음의 연속성을 책임집니다. 현 아역은 공식 접수 시각을 책임지십시오."

"최근 묶음은 현 아역이 접수하고, 오래된 묶음은 두 가족 대표가 고른 향약 창고에 둡니다. 이름 없는 추출본은 양쪽 봉랍을 함께 씁니다."

백로가 오래된 묶음 앞에 섰다.

"오래된 묶음은 내가 두 가족 대표와 나르지. 어디로 갈지는 그들이 정해."

정묵은 추출본을 읽어 이름이 한 자도 없는지 확인했다.

숙란은 세 봉랍 냄새가 섞이지 않게 마르는 자리를 나눴다.

소만은 최근 묶음을 들어 올리지 않았다.

허리를 굽히는 대신 아역에게 손 위치를 지시했다.

해가 진 뒤 세 묶음은 서로 다른 문을 나갔다.

최근 묶음은 현 수레, 오래된 묶음은 두 가족이 고른 향약 수레, 이름 없는 추출본은 정묵과 유직이 걸어 나르는 작은 상자에 실렸다.

같은 번호표의 세 조각만 귀로당 문턱에서 한 번 맞았다가 다시 갈라졌다.

유직의 새 의견서에는 교체 건의를 감수한다는 문장이, 소만의 입회서에는 제한 압수 방해 책임을 진다는 문장이 들어갔다.

남경 원본 없이는 최근 수금자의 이름도, 이름·물자·손실이 같은 차수에 왜 세 번 적혔는지도 확인할 수 없었다.

"창고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유직이 말하자 소만은 가족을 돌아보았다.

"이번에는 내가 자리를 정하지 않겠다. 갈 사람, 남을 사람, 무엇을 들 사람을 각자 말해."

아무도 즉시 손을 들지 않았다.

거절도 선택이 된 뒤에는 복종보다 오래 생각해야 했다.

'아무도 바로 나서지 않아도 된다.'

남경으로 갈 운구 행렬의 네 자리는 아직 비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