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륭 15년 초여름 일곱째 날 해질녘, 빈 상은 공당 한가운데 놓였다.
마도성은 포승을 맨 채 웃었다.
"가족이 자리를 나눠도 판결은 나씨 집안 것이오."
공당 바깥에는 나루 일꾼과 구휼창 증인, 가짜 영장을 들었던 체포조까지 서 있었다.
누구나 안을 볼 수 있었지만 아무나 말할 수는 없었다.
계문은 발언 순서를 명원이 정하지 않게 했다.
각 증언자는 빈 상 곁의 세 매듭 중 하나를 골랐다.
붉은 매듭은 자기 행위, 흰 매듭은 본 것, 검은 매듭은 모르는 것을 말한다는 표시였다.
"색 하나로 진실이 갈립니까?"
도성이 물었다.
"아닙니다. 말하는 사람이 자기 범위를 먼저 고릅니다. 범위를 넘으면 다음 입회자가 멈춥니다."
"그 입회자도 가족이 고르겠지요."
서자련이 공당 밖 사람들을 가리켰다.
"각 증언자가 한 사람씩 고릅니다. 당신도 고를 수 있어요."
도성은 체포조 막내를 골랐다.
가짜 영장 발급 시각을 기억한 사람이었다.
자기에게 유리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겠지만 그 선택 덕분에 가족 바깥 눈이 도성 발언 범위를 지키게 됐다.
명원은 판관석에 앉지 않았다.
관인 궤는 봉한 채 공당 벽 아래 있었고 현 아역이 진행 시각만 읽었다.
명원에게 남은 권한은 폭력 중지와 기록 보전 명령뿐이었다.
자기 옛 판결을 심사하는 자리에서 결론까지 쓰면 자복은 또 다른 가족 판결이 되었다.
명원이 계문을 안채 쪽으로 물리려 했다.
"가족은 증거만 내고 심리에서 빠지는 것이 낫다."
경악은 공당의 세 문과 빈 상을 먼저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