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륭 15년 초여름 첫날 해질녘, 현문 관아(懸門衙門)의 문턱은 비가 그친 뒤에도 젖어 있었다.
나계문(羅繼文)은 아버지의 판결 초고에서 빠진 시각 하나를 채우다 말고 문밖의 종이를 보았다.
스물여덟 살인 그녀의 오른 검지에는 먹 굳은살이 있었고 종이를 집을 때마다 엄지가 그 자리를 먼저 눌렀다.
그림은 물을 먹어 돌에 달라붙어 있었다.
짧은 다리, 난간 밖으로 꺾인 사람, 그 아래 물결 일곱 줄.
붉은 실 한 올이 종이 귀에 끼어 있었다.
"손대지 마십시오."
달려오던 마도성(馬道成)이 발을 멈췄다.
현문 관아의 서리인 그는 젖은 소매를 털며 웃었다.
"아씨, 다리 그림입니다. 황갈교 쪽 경비를 옮기면 될 일을 종이부터 살피십니까?"
"누가 다리라고 했습니까?"
"누가 봐도—"
"그 말의 주어를 묻는 겁니다. 누가 먼저 황갈교라고 읽었습니까?"
도성의 왼 눈꺼풀이 아주 작게 뛰었다.
그는 대답 대신 대문 밖 아역에게 손을 흔들었다.
"늘 그렇게 했습니다. 종이 한 장 때문에 구조를 늦출 수는 없습니다."
계문은 접는 자를 꺼내 그림 가장자리를 눌렀다.
젖은 섬유가 들뜬 방향은 문밖에서 안쪽이었다.
안에서 버린 종이가 빗물에 밀려나온 것이 아니라, 비가 그친 뒤 누군가 문턱에 밀어 넣었다.
그녀는 물결 일곱 줄의 간격을 쟀다.
황갈교 교각에 새긴 현재 눈금과는 맞지 않았다.
오늘 물은 셋째 흠집 아래였다.
그림 속 물은 다섯째 흠집까지 차 있었다.
"마 서리. 오늘 황갈교 수위는 누가 보고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