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륭 15년 초여름 둘째 날 새벽부터 밤까지였다.
경악의 오른 무릎은 황갈교 구조 뒤 부어 계단을 빨리 오르지 못했다.
조원필 이름표를 단 신원 미상 시신이 강 하류에서 관아 영안방으로 옮겨졌다.
들것을 든 아역은 문턱 앞에서 발을 바꾸지 못했다.
영안방 안쪽에는 시신 한 구가 누울 자리만 남았고, 곁방에는 같은 이름의 산 사람이 있었다.
계문이 흰 석회로 바닥에 선 둘을 그었다.
들것은 왼쪽 선, 조원필의 약사발은 오른쪽 선을 넘지 않았다.
이름 하나가 두 선을 한꺼번에 차지하는 순간부터 서리들은 자꾸 몸보다 장부를 먼저 보았다.
계문은 그 시선이 가장 빠른 오염이라고 생각했다.
죽은 몸을 산 사람의 과거에 맞추기 시작하면 손목 자국도 물 먹은 종이도 이미 정해진 답을 닮아 갈 터였다.
살아 있는 조원필은 곁방에서 약 냄새 섞인 숨을 쉬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그보다 먼저 죽은 사람의 발목에 묶여 있었다.
영안방 문턱에는 석회와 젖은 삼 냄새가 겹쳤다.
시신의 입 위에는 손바닥만 한 종이가 붙어 있었다.
강물이 아니라 침이 먹을 안쪽으로 끌어당긴 흔적이었다.
마도성이 이름표를 들어 보였다.
"조원필. 어젯밤 황갈교에서 떨어진 사람입니다. 칼집도 같은 다리에서 나왔습니다. 한 사건으로 올리는 편이 빠릅니다."
계문은 곁방 쪽을 가리켰다.
"조원필은 살아 있습니다. 이름표가 먼저 도착했다고 사람이 따라 죽지는 않습니다."
"다른 조원필일 수도 있지요."
"그 가설도 적으십시오. 살아 있는 사람의 진술과 죽은 사람의 몸은 다른 번호로 봉합니다."
"아씨가 번호를 명하십니까?"
"제안합니다. 승인자는 나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