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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시 10분, 남천 장례소의 봉인 테이프가 입회 해제의 서명 아래 걷혔다.
밤새 사건 현장이던 곳이 아침 빛 속에서 다시 상갓집이 되었다. 윤서는 문턱에서 잠깐 멈춰, 열한 계단 위의 흰 소금 자국 — 이제는 증거 번호가 붙은 — 을 지나 안으로 들어갔다.
오도영은 오지 않았다. 대신 아침 일찍 회신 하나가 와 있었다.
`입회 장례 승인. 입회인 — 서이안 감찰관. 본 승인은 무허가 시설에 대한 예외가 아니라, 협력 증인의 절차 참여에 대한 선례로 기록됨.`
예외가 아니라 선례. 그 여덟 글자가 밤새 쌓은 것들의 공식 이름이었다.
"선례라는 말이 얼마나 가는 겁니까?"
"오도영 심사관이 쓰는 단어 중에 제일 무거운 겁니다. 예외는 한 번이고, 선례는 다음 사람이 인용합니다. 다음의 무허가 장례사가, 다음의 현장 감찰관이 — 오늘을 인용할 수 있게 됐다는 뜻입니다."
"입회인 서이안. 장례 절차의 개시를 확인합니다."
이안의 서명이 입회 서식에 눌러 쓰였다. 평소의 그답지 않게, 획이 깊었다.

자리가 만들어졌다. 재온이 기록대 앞에, 서라가 벽 쪽에 — 그녀는 수첩을 꺼내지 않았다. 참관은 기록이 아니라 목격이라고, 묻기 전에 먼저 말했다. 조장은 구석의 의자에 앉아 무릎에 파스를 붙이고 있었다.
"장례 구경은 살다 처음이네. 그것도 내 목숨값 장례를."
"끝나면 아침 사 드릴게요."
"내 목숨값이면 국밥 한 그릇은 사야지."
시작 전에 윤서는 네 사람에게 절차를 미리 낭독했다. 상갓집의 예의였다 — 무엇이 일어날지 모르는 채 자리를 지키게 하지 않는 것.
"절차는 다섯이에요. 이름의 확인, 사인의 선언, 염습, 의무 완료의 선언, 그리고 보내기. 중간에 제가 멈추면 — 기다려 주세요. 멈추는 것도 절차예요."
"멈추는 게 절차라고?"
"장례니까요. 산 사람이 안 멈추고 치르는 장례는 처리지, 장례가 아니에요. 그 차이를 이 사람한테 배웠어요."
윤서는 그렇게 말하고, 누구에게 배웠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최경의 이름은 아직 이 방에 부를 자리가 없었다.
냉장고에서 포대가 나왔다. 새벽 두 시의 그 포대 — 역매듭으로 묶였던, 세 번의 노크가 멎었던. 윤서는 장례사의 손으로 그것을 염습대에 눕혔다.

첫 절차는 이름이었다.
규칙은 우회를 허락했다. 이름을 빼앗긴 시신은 승인 호칭으로 장례할 수 있다 — 무명의 문. 그 문이 잠깐 그녀를 유혹했다. 제 이름을 죽은 이의 이름으로 부르지 않아도 되는 길.
그러나 염습대 옆 증거 접시에는 동패가 놓여 있었다. 앞면의 `10.13`과, 그 아래 세 글자. 시신은 제 이름을 걸고 왔다. 날짜와 이름을 눌러서 — 이것이 나라고, 미리 승인해 놓고.
"이 사람은 제 이름을 걸고 왔어요. 무명으로 보내면 — 그건 이 사람 몫을 뺏는 거예요."
윤서는 포대의 얼굴 쪽 천을 접어 내렸다. 마흔여섯의 저 자신이 아침 빛 속에 누워 있었다. 새벽 두 시에는 공포였던 얼굴이, 지금은 그냥 — 지친 사람의 얼굴이었다. 오래 걷고 늦게 도착한 사람의.
"이름, 한윤서. 마흔여섯."
목소리가 반 박자 떨렸고, 그녀는 그 떨림을 지우지 않았다. 기록되어도 되는 떨림이었다.

"사인을 선언합니다."
감각은 없었다. 잔진청음은 어젯밤 계단에서 마지막 일을 마쳤다. 남은 것은 기록이었다 — 그리고 기록으로 충분했다.
"무진선 7번 승강장 붕괴. 하중 이동에 의한 인위적 붕괴로, 공식 재조사 계류 중. 사망 정황 — 문 아래 혼자 남은 사람을 밖으로 데려가려다, 함께 매몰. 근거 — 압궤 흔적의 방향, 결과 감각의 물 소리와 낮은 시야, 그리고 어젯밤 같은 자리에서 같은 선택을 한 산 사람의 증언."
"근거 셋째 — 산 사람의 증언이라는 건, 나 말이오?"
"네. 미래의 이 사람이 한 선택과 어젯밤 제가 한 선택이 같은 자리에서 겹쳐요. 그 겹침이 사인의 정황 근거가 돼요. 어르신이 증언해 주시면요."
"증언하지. 문 아래서 나 꺼내려던 손이 둘이었다고 — 하나는 어젯밤 거고, 하나는 이 양반 거고."
이안이 그 문장을 그대로 받아 적었다. 두 시대의 손이 한 문장에 기록되는 것을, 윤서는 염습대 옆에서 지켜봤다.
조장이 구석에서 낮게 말했다.
"그 미래에선 내가 죽었고, 그 사람은 나 꺼내려다 죽었단 거네."
"네."
"그럼 어젯밤에 당신이 한 게 — 그 사람이 못 한 걸 대신 한 거고."
"대신이 아니라, 이어서요."
염습이 시작됐다. 윤서의 손이 마흔여섯의 손을 씻기고, 옷깃을 여미고, 포대의 매듭을 다시 맸다 — 이번에는 역방향이 아니라, 보내는 방향으로. 안에서 당겨도 조여지지 않는, 밖에서만 풀 수 있는 매듭. 가둬 온 것을 보내는 매듭.

그 손이 포대 안감에서 멈췄다.
봉합선 한 뼘이 실밥의 결이 달랐다. 나중에 뜯고 다시 꿰맨 자리. 윤서는 입회를 청하고, 이안의 카메라 아래에서 실을 끊었다.
접힌 종이가 나왔다. 네 겹. 각이 정확했다 — 급하지 않은 손이 접은 각.
발송 지시서였다. 서식 없는 서식 — 좌표(남천 장례소), 시각(10월 12일 02시 13분), 수신인(한윤서), 발송 물품(1구). 그리고 지시의 필체.
서식 없는 서식 — 그러나 낯익은 문법이었다. 항목마다 검증 가능한 것만 적혀 있었다. 좌표는 확인 가능하고, 시각은 벽시계와 대조 가능하고, 수신인은 동패와 대조 가능하고. 검증 못 할 말 — 이유, 감정, 부탁 — 은 본문에 한 줄도 없었다.
이 문서를 쓴 사람은 부분 진술의 사람이었다. 검증 경로 없는 항목을 진술에서 빼는 사람. 그 문법을 그녀는 알았다. 새벽 다섯 시에 저가 만든 문법이었으니까.
윤서는 그 필체를 알았다. 알아서, 손이 멈췄다.
"재온아."
재온이 기록대에서 왔다. 그는 지시서와, 윤서가 새벽에 쓴 진술서 서명과, 그녀의 수첩을 나란히 놓았다. 획의 시작점, 꺾이는 압력, 이응의 닫힘. 대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획 대조 결과 — 동일 필적으로 봐야 해요. 누나 글씨야. 서른 몇 해 뒤의."
판정하는 손은 떨리지 않았고, 판정을 마친 목소리가 떨렸다.
발송 지시서의 필적은 — 제 것이었다.

발송자는 미래의 한윤서. 마흔여섯의 그녀가, 제 시신을, 스물아홉의 저에게 보냈다. 회수도 은폐도 아닌 — 배송. 이름과 날짜를 동패에 눌러서. 저를 알아볼 수 있게.
동기는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았다. 다만 지시서의 여백, 접힌 각에 가려 있던 자리에 작은 글씨 한 줄이 있었다.
늦게 보내서 미안.
장례소가 조용해졌다. 서라가 벽에서 반 걸음 나왔다가 도로 물러났다. 목격의 자리를 지키는 사람의 예의였다.
"무엇에 늦었다는 건지는 —"
"안 적혀 있어요. 그게 이 사람 방식인가 봐요. 검증 못 할 말은 안 적는 거."
윤서는 웃으려다 실패했고, 실패한 채로 조금 웃었다. 서른 몇 해 뒤에도 그 버릇은 남는 모양이었다.
"누나. 하나만 확인하자. 서른 몇 해 뒤의 누나가 이걸 보냈다는 건 — 그 미래에서 누나가 살아서 마흔여섯까지 갔다는 거잖아. 그런데 시신이 마흔여섯이야. 보낸 사람하고 보내진 사람이 같은 나이면 —"
"보낸 직후에 죽었거나, 죽기 직전에 보냈거나. 순서는 몰라."
"그럼 승강장에서 죽은 게 먼저야, 보낸 게 먼저야?"
"그것도 몰라. 지시서 시각은 도착 시각이지 발송 시각이 아니야. 회귀의 물리는 — 우리가 아직 몰라. 그건 수사도 장례도 아니고, 다음 계절의 몫이야."
재온은 수첩에 그 질문들을 적었다. 답 없는 질문을 적어 두는 것 — 그것이 그의 방식이었고, 그 방식이 이번 시즌에 두 번 판을 열었다.
지시서는 수사 증거로 등록됐다. 이안의 손을 거쳐, 번호가 붙고, 촬영되고 — 그러나 여백의 한 줄은, 오도영과의 합의 아래, 수사 기록과 별도로 장례 기록에도 남았다. 유언의 한 형식으로.

이제 마지막 절차였다.
"미결 의무 — 오전 6시 40분 전, 7번 승강장 문 아래 혼자 남은 사람을 밖으로 데려가는 것."
윤서는 원문을 그대로 낭독했다. 새벽 내내 지켜라, 라고 줄여 부르던 문구의 온전한 형태였다.
"문 아래 혼자 남은 사람 — 여기, 살아 계세요. 의무 완료를 선언합니다."
조장이 의자에서 일어나 염습대 앞으로 왔다. 그녀는 마흔여섯의 얼굴을 잠깐 내려다봤다.
"고맙소. 얼굴도 모르는 양반."
살아 있는 사진이 찍혔다 — 조장의 요청으로, 염습대 옆에서, 무릎의 파스까지 그대로. 장례 기록의 마지막 첨부였다.
"보내기 전에, 마지막으로 할 말 있는 사람."

상갓집의 오래된 절차였다. 서라가 벽에서 한 걸음 나왔다.
"남천동 피해자 연락망 목서라예요. 당신이 어느 시간에서 왔는지 나는 몰라요. 근데 당신이 지키려던 사람이 오늘 살아 있고, 그걸 우리가 다 봤어요. 남천동에서는 아무도 못 본 채로 갔거든요. 그러니까 — 당신은 목격자 있이 가요. 그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전부예요."
조장이 뒤를 이었다.
"국밥은 산 사람들끼리 먹을게. 미안하오."
웃음이 낮게 지나갔다 — 상갓집의 웃음, 슬픔이 허락하는 종류의.
그 순간 손목이 따뜻해졌다.
윤서는 소매를 걷었다. 검은 상주선이 — 새벽 내내 조이고 오르던 그 선이 — 느슨해지더니, 살갗 위에서 얇은 회색으로 가라앉았다. 조임이 사라진 자리에 문신 같은 흔적만 남았다. 장례 흔적. 빚이 갚아진 자리의 무늬.
기술이 떠나는 감각을 그녀는 기록해 두기로 했다 — 다음 상주를 위해. 뜨겁지 않다. 아프지 않다. 소리가 하나 줄어든 방 같다. 그 방에서 계속 사는 법은, 아마 둘째 홈이 가르쳐 줄 것이었다.
잔진청음이 있던 자리는 그냥 조용했다. 상실감이 올 줄 알았는데, 온 것은 — 배웅의 감각이었다. 유품이 제 주인을 따라간 것뿐이었다.

증거 접시 위에서 동패가 움직였다.
첫 홈이 안쪽부터 빛을 머금었다. 완전 점등이었다.
검정이 걷히며 그 아래에서 올라온 빛은 — 새벽의 어떤 색도 아니었다. 시월 아침, 비 갠 하늘이 장례소 창으로 들이는, 그냥 그 빛이었다.
"첫 번째 장례, 완결로 기록합니다."
이안의 문장이 입회 서식의 마지막 줄에 눌러 쓰였다.
"하나 물어봐도 됩니까."
이안이 입회 서식을 덮으며, 처음으로 절차 밖의 질문을 했다.
"본인의 장례를 치른 소감 — 이 아니라. 앞으로도 이 일을 합니까. 협력 증인 지위면 다른 길도 열립니다. 관리국 민간 자문 같은."
"해요. 이 일."

"이유를 물어도."
"두 번째 홈이 켜질 거라서 — 라고 답하면 절반이고요. 나머지 절반은."
윤서는 염습대를 봤다. 이제 비어 있는, 정리된 자리.
"이 사람이 서른 몇 해 뒤에도 이 일을 하고 있었잖아요. 무허가로, 혼자, 늦게까지. 그 사람이 마지막으로 한 일이 저한테 시신을 보내는 거였고요. 그럼 저는 — 그 일을 혼자 안 하는 사람이 되면 돼요. 그게 이 장례의 답례 같아서요."
이안은 그 답을 기록하지 않았다. 기록하지 않는 것으로 답이 되는 문장들이 있다는 것을, 그도 이 밤에 배웠다.
08시. 아침의 형식들이 정리됐다. 조건부 공조 각서 — 한윤서, 사건 관계인이자 협력 증인, 이후 절차의 참여 조건 명시. 공개 수사의 기준 — 서라가 제시한 피해자 연락망의 세 조항이 별첨으로 붙었다. 알리고, 듣고, 결정은 그 사람들이.
조장은 국밥 약속을 받아 내고 돌아갔고, 서라는 연락망 회의를 소집하러 갔고, 재온은 — 남았다. 남매는 장례소 계단에 앉아, 열한 칸 아래 골목으로 아침 시장이 열리는 것을 봤다.
"누나."

"응."
"서른 몇 해 뒤의 누나가, 늦게 보내서 미안하다고 했잖아."
"응."
"뭐에 늦었을까."
윤서는 답하는 대신 손바닥의 동패를 봤다.
첫 홈은 아침 빛으로 차 있었다. 그리고 그 옆 — 두 번째 홈의 물빛이, 장례 흔적이 마르기도 전에, 안쪽에서부터 천천히 밝아지고 있었다.
물빛은 빛이 아니라 신호였다. 둘째 시신의 시간이 시작되고 있다는. 그리고 이번에는 — 새벽 두 시의 그녀와 달리 — 신호를 함께 읽을 사람들의 번호가, 그녀의 폰에 전부 저장되어 있었다.
"모르겠어. 근데 알아낼 방법이 하나 생겼네."
"뭔데."

"두 번째가 와. 세 홈이면 세 구라고 했으니까 — 이 사람이 나한테 보낸 게, 저 하나가 아니었다는 거야."
"둘째도 여기로 올까."
"몰라. 근데 오면 — 이번엔 처음부터 혼자 안 받아. 유나 씨한테 전화하고, 서라 씨한테 알리고, 너한테 기록 맡기고. 절차대로."
"유나 씨가 누구야?"
"…이안 감찰관. 서이안. 왜 유나라고 했지."
"밤을 새워서 그래. 가서 자, 누나. 두 번째 홈이 오늘 당장 일을 시키진 않겠지."
"장례사 일이 그래. 일은 늘 자려고 누울 때 와."
남매는 계단에서 일어났다. 열한 칸 아래에서 시장의 첫 손님들이 우산 대신 장바구니를 들고 지나갔다. 비의 계절이 하룻밤 사이에 끝나 있었다.
시월 십이일의 아침이 남천 골목에 넓게 내려앉았다. 폭우는 갔고, 장례는 끝났고, 수사는 시작됐고 — 동패 위에서는, 다음 이야기가 물빛으로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차오르고 있었다. 버려진 미래들의 장례식은, 이제 막 첫 손님을 보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