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수문 앞은 밤인데도 낮보다 더 분주했다. 수문 위의 등불은 물결에 흔들렸고, 젖은 돌바닥에는 바퀴 자국이 반달처럼 겹쳐 있었다. 도연우는 그 자국을 먼저 봤다. 서둘러 지나간 흔적이 아니었다. 무게를 줄인 수레가 한 번 멈추고, 아래로 내려갔다가, 다시 속도를 맞춰 올라온 자국이었다. 바퀴 홈 사이에는 붉은 먼지가 얇게 눌려 있었고, 그 위로 석분이 덮였다. 겉으로는 평범한 통행이지만, 속은 한 번 수면 아래를 지나온 길이었다.
그는 손가락 끝으로 자국을 따라가다 수문 옆 기둥의 나사못을 들여다봤다. 새로 조인 자국이 있었다. 해가 지기 전에는 없던 흠집이었다. 누군가 오늘 저녁에 한 번 더 열고 닫았다는 뜻이었다. 연우는 뒤에서 기다리는 최연실에게 낮게 말했다. "문을 여는 게 목적이 아니에요. 이미 한 번 열었어요. 우리가 막아야 하는 건 두 번째 길입니다." 최연실이 눈을 가늘게 떴다. "그 두 번째 길이 어디야." 연우는 기둥 아래 젖은 석분을 문질렀다. "수문 아래 하부 저장실. 수위가 오르면 자동으로 숨는 공간이에요. 지금까지는 겉수문만 봤지, 아래는 아무도 안 봤습니다."
그때 수리감관이 나타났다. 비단끈을 맨 관복 끝이 젖어 있었고, 손에는 개문 책임문서가 들려 있었다. 그는 연우를 보자마자 표정을 굳혔다. "긴급 배수다. 오늘 밤 물길이 막히면 북창고와 공동 창고가 다 잠긴다." 연우는 문서를 받지 않았다. 대신 문서 모서리에 묻은 잉크를 보았다. 아직 마르지 않았다. 저녁 장부를 쓴 뒤 급히 찍은 문서였다. 그는 수리감관의 소매 끝에 붙은 희끗한 가루도 봤다. 수문 안쪽 방수석을 깎을 때 생기는 석회 가루였다. "긴급이라기엔 너무 깨끗하군요." 연우가 말했다. "그리고 이 서류는 해가 진 뒤에 쓰였습니다. 수위가 위협받은 게 아니라, 누군가 자리를 옮길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네요."
수리감관의 눈이 흔들렸지만 바로 돌아섰다. "상인이 관의 수문을 심문하겠다는 건가." 연우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저는 물건이 어디서 왔는지 묻는 겁니다." 그는 뒤편에 모여 있던 시장 사람들을 향해 손을 들었다. 배급을 기다리던 노점상, 공동 창고의 창고지기, 물을 길러 온 여인들, 그리고 남문에서 빚진 인부들이 등불을 들고 그를 둘러쌌다. 연우는 그들을 일부러 불러냈다. 오늘 밤은 숨기고 넘기면 끝나는 밤이 아니었다. "여기 있는 모두가 봅니다. 개문은 해도 좋습니다. 대신 문을 열기 전에 수문 아래를 함께 확인하죠."
수리감관은 코웃음을 쳤다. "그럴 시간이 없다." 연우는 천천히 주머니에서 접어둔 운송장을 꺼냈다. 남문에서 회수한 종이였다. 접철지 끝, 자정, 제3수문, 아홉 수레, 공동 수로 아래, 백중호의 이중 인장. 그는 그 부분을 모두 펼쳐 사람들 앞에 들었다. "시간은 이미 적혀 있었습니다. 문제는 누가 그 시간을 사라질 길로 쓰느냐였죠." 군중 사이에서 술렁임이 일었다. 한 창고지기가 종이를 훑어보더니 입술을 깨물었다. "이 문양, 수리감관 문서가 맞습니다." 수리감관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가 한 발 물러서는 순간, 연우는 배수로 옆의 작은 마모를 짚었다. "그리고 이 바퀴 자국은 개문 뒤에만 남습니다. 문을 연 뒤에 수레가 내려간 거예요. 그러니 오늘 밤은 배수도, 긴급도 아니고 환적입니다."
도연우는 그 자리에서 선택했다. 문을 완전히 닫아 막는 대신, 절반만 열라고 지시했다. 모두가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한 얼굴이 되었다. 최연실이 먼저 물었다. "그럼 빠져나갈 수도 있잖아." 연우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절반만 열면 수압이 올라가고, 아래 숨은 공간은 숨을 못 쉽니다. 저 길은 물이 아니라 압력으로 열렸고, 압력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그는 인부들에게 공용 포대에 든 소금을 가져오라 했다. 소금 포대를 수문 틈 아래 쌓아 물길을 늦추고, 반대편에는 빔 목재를 걸어 유속이 숨은 통로로 집중되지 않게 만들었다. "물은 흘러도 됩니다. 대신 어디로 흐를지 우리가 정합니다."
수문이 열리자 냄새가 먼저 올라왔다. 오래된 진흙 냄새 사이에 붉은 먼지와 곡물 비린내가 섞여 있었다. 돌바닥 아래에서 둔탁한 울림이 났고, 곧이어 물이 한 번 꺾이며 아래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사람들은 숨을 삼켰다. 연우가 말한 대로 하부 저장실의 돌문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비틀렸다. 그 틈 사이로 검은 수레바퀴 두 개가 보였다. 아홉 대의 수레 중 일부가 이미 아래에 대기 중이었다. 젖은 자루 몇 개가 쏟아졌고, 그 위에서 백중호의 봉랍이 불룩하게 터졌다. 봉랍 안에는 곡물표가 아니라 이동 장부가 들어 있었다.
"잡아!" 최연실이 외쳤다. 인부들이 줄을 던져 수레축을 감았고, 수문 옆에 숨어 있던 사내 둘이 달아나려다 발이 미끄러졌다. 연우는 그들을 쫓지 않았다. 먼저 장부를 집어 들었다. 첫 장에는 북창고 출고량, 둘째 장에는 공동 수로 하부 저장실 이송량, 셋째 장에는 오늘 밤 개문 후 환적 책임자 이름이 적혀 있었다. 도성 수리감관의 이름 아래에는 백중호의 이중 인장과 똑같은 결이 찍혀 있었다. 그는 그 장부를 높이 들어 군중에게 보여줬다. "저들이 팔은 건 곡물이 아니라 길입니다. 길이 막히면 가격이 오르고, 가격이 오르면 다시 사람들이 굶습니다. 오늘 밤 그 순서를 여기서 끊습니다."
수리감관은 결국 무릎이 꺾였다. 그는 누구의 이름을 대신 쓴 줄 알고 있었지만, 여기까지 드러날 줄은 몰랐던 얼굴이었다. "나는 지시만 받았을 뿐이다." 연우는 그 말을 끊었다. "그 지시가 도시 물길을 열 권리는 아닙니다." 그리고 수리감관이 아니라 관청의 기록인에게 말했다. "지금부터 이 사람은 배수 책임이 아니라 은닉 책임으로 적으세요. 장부도 함께 봉인합니다."
새벽이 오기 전, 시장으로 돌아온 아홉 수레 중 절반은 멀쩡했고 절반은 젖어 있었다. 하지만 젖은 곡물도 버려지지 않았다. 연우는 그 자리에서 가장 먼저 죽을 끓일 수 있는 창고를 지정했다. 공동 수로의 물은 끊기지 않았고, 오염은 하부 저장실 안에서 막혔다. 시장의 보급 담당들은 젖은 쌀과 멀쩡한 쌀을 가려 하루치, 이틀치, 삼일치로 다시 나눴다. 가격판은 오르지 않았다. 아니, 더 정확히는 오를 틈이 없었다. 도연우가 이미 물량을 공개했고, 사람들도 그를 믿고 움직였기 때문이다. 한 노파가 그를 보며 말했다. "오늘도 네가 빚졌구나." 연우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번엔 도시가 같이 졌습니다. 그러니 같이 갚으면 됩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확인한 건 수문 아래 남은 자루 하나였다. 표면에 붙은 붉은 먼지는 남문에서 본 것보다 더 고왔다. 그는 손가락으로 살짝 털어냈다. 묶인 매듭은 시장 짐꾼의 매듭이 아니라 북쪽 상단 길드에서 쓰는 결속법과 닮아 있었다. 같은 먼지, 다른 매듭. 연우는 자루 끝의 실밥을 잘라 장부 속에 끼워 넣었다. 오늘의 식량망은 지켜졌고, 제3수문도 닫혔다. 다만 이 붉은 먼지가 이 도시 안에서만 돌지 않았다는 사실만은 남았다. 그는 그 단서를 조용히 접어 넣고, 아직 따뜻한 죽 냄새가 퍼지는 시장 쪽으로 돌아섰다. 오늘의 값은 지켜졌다. 그리고 그 값이 어디서부터 흘러왔는지만, 다음 장부에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