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문은 서창고보다 훨씬 시끄러웠다. 짐마차 바퀴가 돌길을 긁는 소리, 병사들의 창끝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 그리고 아침부터 값이 흔들린 사람들의 목소리가 한데 엉켜 있었다. 도연우는 그 소란을 먼저 듣지 않았다. 그는 수레 바퀴가 남긴 자국과 축에 붙은 붉은 먼지부터 보았다. 바깥으로 나가는 길인데도 바퀴 자국은 두 번 꺾여 있었고, 젖은 흙은 수문 쪽으로 더 깊게 찍혀 있었다. 겉으로는 남문 밖으로 향하는 세곡 수레였지만, 몸은 한 번 물길 아래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온 모양이었다. 연우는 손가락 끝으로 자갈을 문질렀다. 붉은 가루가 손톱 밑에 얇게 남았다. 서창고의 먼지보다 거칠고, 지하의 축축한 냄새가 났다. 그는 그 냄새를 알고 있었다. 지도에 없는 길이 열릴 때만 나는 냄새였다.
최연실이 그의 곁으로 다가와 낮게 말했다. 「숫자가 맞는 것처럼 보이나?」 연우는 수레 행렬을 한 번 쓸어 보며 대답했다. 「겉무게는 맞추고 속을 비웠어. 남는 건 속도를 맞추는 눈속임뿐이야.」 그녀가 눈썹을 좁혔다. 「그럼 지금 쫓아가서 잡으면 돼?」 연우는 고개를 저었다. 「쫓으면 안 됩니다. 쟤들은 길이 아니라 허가를 믿고 있어요. 허가를 멈춰야 길도 멈춥니다.」 그는 남문을 지키는 관문책임자를 바라봤다. 그 사내는 비단끈으로 묶은 문서를 손에 쥔 채 수레 하나를 빨리 통과시키려 하고 있었다. 문서에는 관청 인장과 곡물상 길드 문양이 나란히 찍혀 있었다. 연우는 그 문서를 보자마자 알았다. 오늘 이 수레들은 도시를 떠나는 게 아니라, 도시 안쪽으로 한 번 더 숨었다가 나갈 것이다.
그는 사람들 앞에서 한 걸음 나섰다. 「검수하겠습니다.」 관문책임자가 인상을 썼다. 「지금? 출발 직전이다. 곡물은 더 손대면 상한다.」 연우가 말했다. 「상하는 건 곡물이 아니라 숨긴 사람들의 계산입니다.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그는 주머니에서 남은 신용장을 꺼내 들었다. 마지막까지 아껴 둔 보증서였다. 그 보증서에 오늘 남문 검수의 지연 비용과 손실 가능액을 적어 넣고, 관문 앞 게시판에 직접 붙였다. 주변에서 웅성거림이 커졌다. 상인들은 그 종이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있었다. 연우가 오늘 여기서 틀리면, 그 빚은 그의 몫이 된다. 최연실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거기까지 걸 거야?」 연우는 짧게 답했다. 「안 걸면 오늘 수레는 넘어가고, 내일 시장은 굶습니다.」
첫 번째 수레가 저울 위에 올려졌을 때, 저울은 딱 맞는 척 버텼다. 연우는 옆으로 돌아가 축 아래를 살폈다. 축의 철심에 마른 곡분이 아니라 젖은 모래가 엉겨 있었다. 그는 발로 수레 밑을 두드렸다. 텅 빈 소리가 났다. 「바닥판이 이중입니다.」 그가 말했다. 관문책임자가 발끈했다. 「헛소리다. 저울은 맞지 않느냐.」 연우는 칼을 꺼내 바닥판 이음새를 비집었다. 나무가 벌어지자 안쪽에서 얇은 천 자루가 쏟아졌다. 곡물은 겉에만 있었다. 아래층에는 반쯤 마른 쭉정이와 섞인 모래, 그리고 물기 젖은 붉은 가루가 들러붙은 운송표가 숨겨져 있었다. 운송표에는 남문을 거쳐 곧장 나가는 노선이 아니라, 남문 배수로 아래 비상 통로와 어시장 뒤편 환적구가 적혀 있었다. 연우는 그 종이를 집어 들어 사람들 눈앞에 펼쳤다. 「이건 수레가 아니라 통로입니다. 곡물을 싣는 길이 아니라, 곡물을 바꿔치기하는 길이죠.」
두 번째 수레의 바닥을 뜯었을 때는 더 노골적이었다. 안쪽에 숨겨 둔 봉랍 상자가 나왔고, 봉랍 표면에는 백중호의 곡물 문양과 도성 수리감관의 붉은 사각 인장이 나란히 찍혀 있었다. 사람들 사이에서 숨이 한 번 멎었다. 관문책임자는 입술을 굳게 다물었지만, 옆에 서 있던 젊은 병사가 고개를 숙였다. 연우는 그 병사의 장화 밑에 묻은 진흙을 보았다. 배수로 안쪽의 진흙이었다. 「어디까지 내려갔습니까?」 연우가 물었다. 병사는 대답하지 못했다. 대신 관문 뒤쪽에서 누군가 수레 고삐를 끊고 달아나려 했다. 최연실이 바로 뛰어들어 그 팔을 걸어 넘어뜨렸다. 그녀가 말았다. 「도망치지 마. 오늘 네가 빠지면 내일은 더 큰 수레가 지나간다.」 인부 둘이 달려와 그 사내를 묶었다.
연우는 남은 수레 셋을 바로 열라고 지시했다. 곡물은 멀쩡했지만, 바닥 아래에는 각각 다른 표식이 있었다. 하나는 어시장 뒤 수문, 하나는 공동 수로 아래의 꺾이는 통로, 하나는 폐쇄된 창고의 환기구와 이어지는 목재 도면이었다. 길은 세 갈래였지만 목적은 하나였다. 도시 안에서 한 번 옮겨 숨긴 뒤 밤에 다시 실어 나르는 것이다. 그는 즉시 최연실에게 말했다. 「어시장 뒤 수문을 막아. 인부는 두 명씩 짝을 지어서 배수로로 내려가고, 남은 사람은 수레를 길게 늘여서 출구를 가려. 오늘은 쫓는 게 아니라, 길 자체를 접어버린다.」 최연실이 짧게 끄덕였다. 인부들이 움직이자 남문 앞 소란이 조금씩 한 방향으로 모였다. 누군가는 수레 바퀴를 받치고, 누군가는 배수로 뚜껑을 들어 올렸다. 그 순간 연우는 자신이 뭘 잃는지 알고도 멈추지 않았다. 한 수레를 물로 버려야 배수로 아래 숨은 통로가 막혔다. 그는 직접 수문 손잡이를 돌려 한 줄기 물을 배수로에 쏟아 넣었다. 흙먼지와 곡물이 젖어 들었다. 살릴 수 있는 양을 지키기 위해, 일부는 정말로 망가뜨려야 했다. 그 판단은 차갑지 않았다. 손끝이 떨렸다. 그래도 멈추지 않았다. 물이 흘러들자 숨어 있던 환적 인부들이 허둥댔다. 최연실이 재빨리 그들 앞을 막고 외쳤다. 「도망치면 물길이 아니라 네 장부가 먼저 닫힌다.」
오전이 끝나갈 무렵, 세 수레 분량의 곡물이 남문 앞 넓은 마당으로 되돌아왔다. 곡물은 완전히 멀쩡하진 않았지만, 시장에 나눌 정도는 남았다. 연우는 곡물 자루 위를 손으로 짚고, 점심과 저녁 분량을 먼저 분리했다. 굶주린 사람들 앞에서 가격표는 다시 움직이지 않았다. 그 사실 하나로 시장의 어깨가 조금 내려앉았다. 노점상 하나가 숨을 돌리며 말했다. 「오늘도 오르겠구나 했는데, 안 오르네.」 다른 상인이 대답했다. 「도연우가 또 빚졌겠지.」 연우는 못 들은 척했지만, 다 들었다. 그는 이미 자기 이름으로 보증서를 써 두었다. 수레 하나를 물에 젖게 만든 손실도, 관문에서 생긴 지연 비용도, 나중에 그를 물어뜯으려 할 것이다. 그래도 오늘 시장은 버텼다. 그게 먼저였다.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연우가 회수한 운송장 끝에 추가된 작은 접철지가 하나 있었다. 그는 그것을 펴는 순간 손끝이 얼어붙는 느낌을 받았다. 거기에는 오늘 밤 자정, 제3수문을 열어 남은 아홉 수레를 공동 수로 아래로 넘기라는 명령이 적혀 있었다. 이름 없는 명령이 아니었다. 개문 책임란에는 도성 수리감관의 서명이 있었고, 옆에는 백중호의 이중 인장이 눌려 있었다. 더 아래에는 낡은 획 하나가 덧붙어 있었다. 개문 즉시 북창고와 하부 저류실의 잔량을 함께 이동시킬 것. 연우는 종이를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지금 손에 든 것은 운송장이 아니라, 도시의 물길을 여는 열쇠 목록이었다. 그는 남문 수문에서 막아낸 것이 끝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밤이 오면 수로가 열리고, 시장의 물과 곡물이 같은 입구로 끌려갈 것이다. 연우는 검게 젖은 배수로를 내려다보며 아주 낮게 말했다. 「좋아. 오늘은 수레를 막았고, 밤에는 수문을 막아야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