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승강장은 물에서 건져 올린 철제 그릇처럼 떨고 있었다. 갓 빠져나온 사람들은 모두 같은 냄새를 풍겼다. 녹슨 레일, 젖은 가죽, 그리고 폐광의 숨. 윤해준은 승강장 가장자리에 서서 손바닥에 남은 제동 열쇠의 무게를 다시 눌러 보았다. 금속은 차갑지 않았다. 아직도 아래층 물과 사람의 체온을 품고 있었다. 도진이 의자에 주저앉은 채 램프를 무릎 위에 올려 두고 있었는데, 노란 유리 안쪽 불꽃이 이상하게도 불안한 박자를 내고 있었다. 세 번. 두 번. 잠깐 멎었다가 또 세 번. 두 번. 문예지가 그 불빛을 보고 눈썹을 좁혔다. "저거, 부상 때문에 떨리는 거 아냐?" 해준은 고개를 저었다. "떨림이면 불이 아니라 손이 흔들려야 해. 이건 누가 일부러 반복시키는 신호야." 고륜이 승강장 사무실 쪽에서 뛰어왔다. 그의 장화 끝에서는 아직도 진흙이 떨어졌다. "열쇠는 내가 확인했다. 광차 정지용이 맞다. 이제 인계해. 이건 길드 자산이고, 구조 기록은 내가 쓴다." 해준은 바로 넘기지 않았다. 문예지가 들고 있던 정산 판대 위로 시선을 흘렸다. 종이에는 방금 전까지만 해도 '실종 광부 구조' 항목만 적혀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예비 회수 지연'이라는 항목이 더해져 있었다. 누군가가 아래에서 올라온 사실을 이미 관리 가능한 손실로 바꾸고 있었다. 해준은 그 손질된 글자를 한 번 보고는 승강장 바닥에 놓인 빈 광차를 봤다. 막 지상에 오른 차륜 하나가 미세하게 뒤로 굴러가고 있었다. 만조의 진동이 레일을 밀었다. 브레이크가 잠기지 않으면 이 빈 광차는 다시 아래로 끌려갈 수 있었다. 아래에는 아직 사람이 있다. 도진의 램프가 다시 세 번, 두 번을 깜박였다. 해준이 물었다. "저 신호, 언제부터 배웠어?" 도진은 입술이 하얗게 질린 채 숨을 삼켰다. "나는 못 배웠어. 아래에서 누가 계속 같은 박자로 벽을 쳤어. 세 번, 두 번. 철문 반대편에서. 문이 닫힌 뒤였는데도." 고륜이 얼굴을 굳혔다. "헛소리 하지 마. 3갱은 폐쇄구역이야." "그 폐쇄구역에 사람이 있다고요." 도진은 램프를 들어 보였다. 손목이 떨렸다. "그리고 저 신호는 밖으로 나가라는 게 아니라, 밖에서 문을 열라는 뜻 같았어요." 해준은 그 말을 듣는 순간, 열쇠 끝에 묻은 검은 기름을 떠올렸다. 갱도 밑창의 찌든 기름과는 달랐다. 오래된 브레이크 함에만 쓰는 건조한 윤활유 냄새였다. 그는 한 걸음 옆으로 움직여 빈 광차의 축을 살폈다. 브레이크 레버 옆에는 낡은 보조함이 붙어 있었다. 사무실로 가져가 정산을 기다리면, 이 차는 한 번 더 미끄러져 내려갈 것이다. 그러면 도진과 상철은 증언만 남기고, 아래의 3갱 신호는 다시 침수에 묻힌다. 해준은 선택했다. 그는 고륜을 보지 않고 열쇠를 보조함에 꽂았다. 금속이 맞물리는 소리가 길게 울렸다. "멈춰요." 고륜이 손을 뻗었지만 늦었다. 해준은 레버를 힘껏 밀었다. 팔꿈치가 버티는 순간, 빈 광차가 뒤로 튀려다 멈췄다. 대신 브레이크가 덜컥 잠기며 안쪽 판이 벌어졌다. 오래된 전환 장치가 드러났다. 레일과 레일 사이를 잇는 숨은 홈, 그리고 그 옆에 눌린 채 남아 있는 도장 자국. 해준의 눈이 빠르게 움직였다. 3갱. 폐쇄가 아니라 환기 전환. 폐쇄된 것으로 보고된 기록 위에, 누군가가 나중에 덧찍은 도장이 얇게 겹쳐 있었다. 고륜의 입술이 굳었다. 문예지가 먼저 낮게 말했다. "이건... 공식 봉인 위에 덮은 거예요." 해준은 브레이크를 유지한 채 어깨를 돌렸다. 힘이 들어간 팔이 떨렸다. 브레이크를 고정하려면 마찰재가 필요했다. 그는 정산 판대에서 막 도장을 받아 온 구조 보상 확인서를 집어 찢었다. 길드가 오늘 구조를 인정한다는 유일한 종이였다. 문예지가 놀라 외쳤다. "그걸 왜 찢어요?" "지금 이걸 남기면 광차가 다시 내려가." 해준은 종이 조각을 브레이크 틈에 밀어 넣었다. 잉크가 기름에 젖어 번졌다. 종이는 마찰을 먹고 찢어지며 금속 사이에 눌려 들어갔다. 광차는 완전히 멈췄다. 대신 정산은 끝났다. 문예지는 빈 종이 뭉치를 들고 얼굴이 굳었고, 고륜은 그제야 해준을 똑바로 봤다. "네가 지금 한 짓, 공식 기록에서 빠진다." "알아요." 해준은 숨을 골랐다. "그래도 사람 둘은 기록보다 먼저 올라왔습니다." 그 말이 끝나자 도진이 갑자기 램프를 움켜쥐었다. 불꽃이 세 번, 두 번, 세 번, 두 번으로 더 빨라졌다. 아니, 더 선명해졌다. 누군가 아래에서 응답하고 있었다. 도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지금도... 아래에서 받아치고 있어요." 그때였다. 고륜이 젖은 외투를 벗으려다 주머니 안에서 무언가를 떨어뜨렸다. 작은 금속판 하나가 승강장 바닥에 부딪혀 맑은 소리를 냈다. 해준은 본능적으로 그것을 보았다. 출입표였다. 3갱 전환 구역의 납작한 표식. 낡았지만 도장이 선명했다. 폐쇄가 아니라 환기 전환. 그리고 가장자리에는 고륜의 개인 번호가 덧새겨져 있었다. 고륜이 그 소리를 듣고 굳어 버렸다. 문예지가 한 박자 늦게 바닥의 표식을 읽고 숨을 들이켰다. "대장님, 이건... 대장님 표식이에요." 고륜은 손을 꽉 쥐었다. "아니다." 그러나 해준은 이미 알았다. 누구든 아래로 내렸고, 누구든 문을 닫았고, 누구든 그 사실을 덮었다. 도진의 램프는 여전히 세 번, 두 번을 반복했다. 이번에는 단순한 신호가 아니었다. 아래층에서 누군가가, 아직 살아서, 정확한 박자로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해준은 바닥의 전환표와 찢어진 정산 조각을 번갈아 보았다. 이제 그는 선택지가 더 좁아졌음을 알았다. 공식 기록은 사라졌다. 보상도 사라졌다. 대신 3갱으로 내려갈 이유가 생겼다. 그리고 그 이유의 한복판에 고륜의 번호가 찍혀 있었다. 해준은 열쇠를 주머니에 넣으며 말했다. "오늘은 여기서 끝낼 수 없습니다. 아래에서 누가 문을 닫았는지, 그리고 누가 아직 그 안에 있는지 확인해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