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 출입문은 배선오의 얼굴을 한 번 보더니, 기다렸다는 듯 아주 부드럽게 그를 밀어냈다. 유리 위에 떠 있던 붉은 안내등이 짧게 한 번 깜박였다. 출입 불가. 배선오는 다시 문에 손을 댔다. 손바닥 아래의 화상이 즉시 뜨거워졌다. 문은 닫혀 있었지만, 더 정확히는 그가 나가는 쪽으로만 단단했다. 안쪽으로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이를 악물고 손을 거뒀다. 한예지가 로비 기둥 뒤에서 그를 지켜보다가 낮게 말했다. "계속 밀면 더 깊이 묶여요. 아까 카드에서 봤잖아요. 내부 이동만 인정된대요." 배선오는 숨을 천천히 들이마셨다. 일곱 번째 규칙은 자신을 호텔에 묶는 선언처럼 보였지만, 카드 뒷면에는 작게 다른 문장이 붙어 있었다. 출입은 내부 이동으로만 인정된다. 그는 그 문장을 다시 떠올렸다. 나갈 수 없다는 뜻이 아니었다. 이 호텔이 자기 이름을 붙잡는 방식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밖으로 향하는 행동 전체를 막는 게 아니라, 이동의 분류를 바꾸어 버리는 것. 그렇다면 분류를 되돌리면 된다. 그는 로비 한가운데 서서 문을 더 보지 않았다. 대신 바닥 타일의 이음새를 따라 시선을 내렸다. 프런트 뒤쪽, 오래된 점검구 틈에서 아주 약한 바람이 올라왔다. 잉크와 먼지, 금속이 식는 냄새. 한예지는 그의 시선을 읽고 먼저 고개를 저었다. "거긴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에요. 손님 길이 아니라요." "지금 손님으로 남아 있는 건 더 위험해." 배선오는 그렇게 말하고, 프런트 옆 협소한 서비스문으로 몸을 돌렸다. 문패는 반쯤 떨어져 있었고, 손잡이 대신 잠금 패널만 남아 있었다. 그는 카드의 뒷면을 패널에 댔다. 내부 이동만 인정된다. 패널의 불빛이 짧게 초록으로 바뀌었다. 문은 열리지 않았다. 대신 옆에 숨겨진 철판이 안쪽으로 미끄러지며 점검구가 드러났다. 한예지가 눈을 크게 떴다. "그걸로 열리면, 이 문은 원래 문이 아니었네요." "그래서 남아 있었겠지." 배선오는 먼저 무릎을 꿇고 점검구 안으로 상체를 밀어 넣었다. 안쪽은 어둡고 좁았다. 오래된 카펫 먼지가 목구멍을 찔렀다. 철제 사다리가 아래로 이어졌고, 계단 끝에서는 카드 재단기의 기계음 같은 진동이 희미하게 울렸다. 한예지가 뒤따라 내려오며 작은 손전등을 켰다. 빛이 벽을 스치자, 수십 개의 얇은 번호가 드러났다. 0, 1, 2, 3, 4, 5, 6. 그 아래에는 더 흐릿한 흔적이 있었다. 지워진 칠 위에 덧칠한 숫자들. 배선오는 그 벽을 보며 말했다. "여기서 규칙을 찍는 건가." "아니요." 한예지가 손전등을 천장 쪽으로 들었다. "여기선 규칙을 보관해요." 지하 끝 방에는 납작한 금속 함과 인쇄기 급지구가 서로 맞물린 장치가 있었다. 장부의 종이 끝이 얇은 관을 타고 내려와 금속 함 안으로 빨려 들어갔고, 반대편에서는 아직 뜨거운 새 카드가 올라오고 있었다. 배선오는 한 걸음 다가가자마자 카드 냄새를 맡았다. 종이라기보다 막 태어난 규칙의 냄새였다. 그는 금속 함 옆에 붙은 표지를 읽었다. 복원 장부. 등록 후 보관. 반환 불가. 표지 아래에는 작은 점검창이 있었고, 그 안으로 이름들이 층층이 접힌 상태로 들어가 있었다. 잉크가 마르지 않은 이름, 지워졌다가 다시 살아난 이름, 한 번 더 적혀 더 깊어져 버린 이름. 배선오는 그 더미를 바라보다가 낮게 물었다. "내 이름도 여기에 있어?" 한예지가 점검창을 들여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있어요. 두 번." 그는 손끝으로 금속 함을 밀었다. 기계가 아주 미세하게 떨렸다. 안쪽의 롤러가 돌아가며 종이를 한 장 끌어올렸다. 이동표였다. 그 위에는 이미 그의 이름이 인쇄되어 있었다. 로비 등록자. 야간 고정. 내부 이동만 허가. 배선오는 그 문장을 읽는 동안 등 뒤의 근육이 굳는 걸 느꼈다. 로비에서 쫓겨난 것이 아니라, 여기서부터 분류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이름을 붙이면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분류가 사람을 만든다. 그가 무심코 종이를 들자, 이동표 뒷면에 얇은 손글씨가 비쳤다. 이동 등록은 인쇄가 아니라 분류 변경으로 처리한다. 그는 잠시 눈을 감았다. "그럼 장부가 아니라 분류를 바꿔야겠네." 한예지가 바로 말했다. "한 번 바꾸면 더 깊게 박힐 수도 있어요." "이미 박혔어." 배선오는 서랍을 열었다. 안에는 비어 있는 이동 카드와 낡은 등록지가 몇 장 남아 있었다. 그는 그중 가장 깨끗한 것을 골라 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적기 전에 손바닥을 쥐었다 폈다. 화상 부위가 벌어지며 뜨거운 통증이 올라왔다. 그 통증이야말로 지금 그가 살아 있는 증거 같았다. 그는 펜 끝을 눌러 이름을 적었다. 배선오. 이번에는 장부가 아니라 이동란이었다. 이어서 목적 칸에 적었다. 프런트 보관실 점검. 내부 이동. 기록 보관. 마지막 획을 찍는 순간, 금속 함이 낮게 울렸다. 장부와 인쇄기가 잠깐 숨을 고르는 듯 멈췄다가, 곧바로 새 카드를 뱉었다. 카드 앞면은 거의 비어 있었고, 중앙에만 굵은 글씨가 박혀 있었다. 배선오는 야간 보관실에 속한다. 그 아래의 작은 글씨를 읽는 순간, 배선오의 몸을 눌러오던 무게가 조금 옅어졌다. 발바닥이 바닥에 붙어 있던 감각이 느슨해졌다. 그는 비로소 깨달았다. 로비 출입문이 그를 막는 것이 아니라, 로비라는 분류가 그를 밖으로 계산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보관실 소속으로 바뀐 지금, 그는 최소한 바깥으로만 밀려나는 물건은 아니게 되었다. 한예지가 손전등을 끄며 말했다. "이제 문은 당신을 다른 식으로 볼 거예요." "좋은 의미는 아니겠지." 배선오는 웃지도 못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카드 뒷면을 뒤집자, 거기에는 새 숫자가 찍혀 있었다. 05:00 이전 대체 이름 1건 등록. 미등록 시 내부 이동권 회수. 그 문장을 읽는 순간 손바닥 화상이 다시 벌어졌다. 이름표의 금속 테두리가 피부에 더 깊이 파고들었다. 배선오는 카드와 등록지를 함께 쥐었다. 빈칸 하나를 채워 분류를 바꾸는 대신, 지금은 빈칸 하나를 더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누군가의 이름을 호텔에 남겨 두어야 자신이 이곳에서 한 발이라도 움직일 수 있다. 그는 지하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위쪽에서는 여전히 로비의 공기가 희미하게 울리고 있었다. 더 이상 바깥으로 나가는 문제만은 아니었다. 호텔은 그의 이름을 이용해 다른 이름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배선오는 카드의 숫자를 손가락으로 한 번 더 눌러 보고는, 아주 낮게 말했다. "좋아. 그럼 어떤 이름이 비어 있는지부터 찾자."